오랜만에 식구가 함께 모이는 자리. 사실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8명이 함께 갈 식당이 그리 많지 않다. 집에서 멀지 않고 건강한 식단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가족 멤버 중 한명이 추천한 광화문의 더덕요리 맛집 산채향을 찾았다.


산채향은 시청 근처에만 3개가 있다 광화문에 하나, 청계천 부근에 하나, 을지로에 하나. 대부분 회사가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건강식을 찾는 직장인을 타켓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서 평일 점심시간은 사람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피해야한다.


초행길이라 길을 물어보니, 서울역사 박물관 가기 직전 구세군회관을 끼고 돌아 골목으로 약 2,3분 정도만 걸어오면 휘어지는 한적한 골목 끝에 '산채향' 음식점이 보인다고 한다. 



골목을 끼고 돌아 약 200m 정도 걸으면,



이렇게 끝에 산채향이라고 써있는 간판이 보인다.





더덕요리 전문점 '산채향 광화문점'



특이하게 1층은 돌담으로 되어있고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야한다. 



입구에서 부터 더덕더덕하니 정말 더덕향이 느껴지는 듯.



입구에 요리 메뉴가 있는데, 더덕으로 이렇게나 많은 요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다.



8명 정도가 간다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은데, 이날은 주말이라 사람들이 없어 한산한 편이었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좋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는지 더덕의 효능을 들어 홍보하고 있다. 산채향 코스요리는 산/채/향 별로 3만원에서 5만원까지 있다. 3만원짜리 코스에 메뉴가 더 추가되는 구성.



술안주용으로 구성된 메뉴도 있다. 요리식으로 공기밥이 없이 나온다.



주류 메뉴 또한 더덕더덕 한데, 전통주에서 '산채향 더덕주'와 '산채향 더덕막걸리'가 있었다. 더덕주는 조금 독할 것 같아 더덕 막걸리를 주문하기로 했다.



원래 주문하기로 했던 더덕구이 정식을 8명이나 주문하기에는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다른 요리들도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더덕구이 정식 4개에 갈비나 전골과 같은 요리를 2, 3개 정도를 주문하려고 했더니, 사장님인지 종업원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오셔서, 


"그렇게 주문하면 다른 반찬이 많이 안나오고 밥도 안나와요, 근데도 시킬래요?"


...?


"반찬이 더덕구이 정식 4인분으로 나오는 것은 알고 있고, 

요리도 2, 3개 주문하니 밥은 추가로 공기밥 4개를 더 주문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럴꺼면 차라리 앞에 낙지볶음 정식 같은 것이 있으니 그렇게 시키세요"


???


글쎄. 

불쾌한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편하지 않은 느낌을 주시는 산채향 관계자님.

오, 얼마 만에 받아보는 불친절인가?


손님에게 말투와 목소리가 친절하지 않거나 툭툭 던지시는 것은 장사가 잘되면 그런 식당들이 많으니 이해한다고 쳐도, 손님이 원하는 메뉴가 있으면 일단 주문을 받고 다른 좋은 선택옵션이 있으면 추천해 주는 것이 맞지 않나? 그래도 서울 이 근방에 꽤 알려진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이, (요즘은 거의 보지 못하는)예전 국밥집 사장님처럼 응대 하시는 것이 조금 놀랍다.


암튼 오랜만에 하는 가족모임이니 별거아니거나 소소한 것은 신경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럼 그렇게 해달라고 얘기하고 말았다. 일반정식 4개에 낙지정식 4개.


싼 음식들도 아니고 식당에서 먹고 싶은 것도 냉정하게 주문하지 못하게 하니 원.

오랜만에 보는 배짱장사 하시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하나씩 나오는 먹음직한 반찬들. 향기롭고 멋진 음식들에 비해 서빙해주시는 어머니도 무표정에 접시도 너무 소리가 나게 내려 놓으신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한번 그렇게 인상을 강하게 받으면 계속 그쪽으로만 신경이 쓰이는 느낌.

멋진 메뉴와 맛깔스러운 모습에도 산채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전반적인 느낌이 어둡다.



뭔가 메인메뉴가 없지만 식탁이 꽉 차있다. 여기에 '전골이나 갈비찜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아쉬운게 하나가 생기면 계속 생각나는 법.



그래도 식탁 구성은 훌륭했다. 그나마 낙지볶음 정식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나았다. 

전골은 주문하지 못했지만 미역국이 있었고 맛도 나쁘지 않다.




더덕이 들어간 불고기.



김튀김. 리플도 가능하다.



가지조림도 매콤달콤하니 맛있었다.



잡채는 일반식당에서 나오는 느낌과 비슷하다.



더덕구이는 사람 수에 비해 다소 적은 느낌이었지만 맛이 아주 좋았다. 불향도 나는 듯 하고.




상큼한 샐러드도 있어서 입맛을 돋아주기 좋다. 



낙지볶음 정식마저 주문 안했으면 섭섭했을 것 같다. 매콤하고 맛있는데, 매운 것을 못드시는 분들은 맵기 조절을 말씀드려야 한다.



밥과 미역국도 나쁘지 않다.



밥과 함께 먹기 좋은 작은 반찬들.




하나하나 반찬들을 맛보면서 밥을 먹다보니, 정작 주문한 막걸리는 제대로 마시지도 못했다. 더덕막걸리는 특히 아버지가 좋아하셨는데 더덕과 막걸리를 함께 믹서기에 갈아서 섞어 놓은 것 같다.


다행히 가족들도 맛있게 먹었다

응대 서비스가 아직도 많이 아쉬울 정도로 음식이 좋아서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불친절하거나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오지 않습니다. 사장님.

소문은 금방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