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또 저녁시간이 되었다. 오늘 하루는 먹다가 끝나는 듯. 오늘 쿠칭에 있다가 다음날 또 말레이시아 빈툴루로 떠나기 때문에 오늘이 사라왁 쿠칭의 첫 날이자 마지막 날인 셈.



쿠칭 지역은 사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거의 가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별다른 관광지나 맛집 정보가 없는데, 오늘 저녁식사를 할 식당 다약(dyak)은 외부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인들의 고급 레스토랑이자 맛집이라는 정보를 듣고 여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주소는 Sub-lot 29, Ground Floor, Panovel Commercial Complex, Jalan Simpang Tiga.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점으로 다약족 전통요리를 맛볼 수 있는 좋은 식당이다.



다행히 크리스마스 휴일 전에 와서 '더 다약(the dyak)'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영업일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영업시간은 12시부터 밤 11시까지며 주문은 8시 30 이후에는 받지 않는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다약족의 전통문양과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하나하나가 다 문화재와 같은 느낌. 다약족은 이반족과 같이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원주민 부족인데 더 다약 레스토랑에 있는 전시품들이 너무 흥미로워 지식백과에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다야크는 말레이어로 시골뜨기라는 뜻으로 각 종족은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20세기에 이르러 토착부족들 사이의 국가적 결속력을 나타내기 위하여 다야크라는 이름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서 다양한 부족들이 있지만 문화적 공통점도 많은데 모든 부족들이 말레이 인종에 속하며 종교는 전통적으로 애니미즘이었고, 20세기에 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하였으나 해안지역에서는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말레이 문화에 동화되었다고 나와있다. 


<전투복을 입은 다약족(1864년)>


이반족과 마찬가지로 다야크(다약)족은 공동주택에서 수백 명이 살기도 하고, 1가구가 한 마을을 이루기도 하는데 마을의 활력을 보존 ·증가하려고 다른 종족의 목을 베는 머리사냥을 하였으나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화전농경으로 밭벼 등을 경작하고 고기잡이와 사냥을 하며 일찍이 하나의 마을이 정치적 단위를 이루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의 3개국 주민으로 분산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분산된 다약족 중에 말레이시아에 거주하게 된 집단은 보르네오섬 사라왁지역 남쪽에는 다약족이 살고 있고, 북쪽에는 이반족이 모여 있다고 들었다.



실내에 있는 트립어드바이저 인증서. 외곽지역에 있는 식당임에도 트립어드바이저에 나온 것을 보면 꽤 유명한가보다.



음식을 주문하기 전에 둘러보니 레스토랑 내부에 있는 전시품에서 더다약 레스토랑의 역사와 다약족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디약 레스토랑의 운영자와 종업원도 다약족이다. 



예전 다약족의 사진들과 그릇, 장신구들이 박물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훌륭하게 전시되어있다.



마오리족과 같이 와일드한 문양의 문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마오리족의 외모와 문화가 흡사하다.



다약족의 전통복장은 지금도 명절 때면 갖추어 입고 축제를 벌인다고 한다.




실버펀과 같은 잎사귀와 열대우림의 식물들을 모티브로 한 문양은 특히 마오리족의 패턴과 매우 비슷해서 정감이 갈 정도.



the DYAK의 발음이 다이약, 다약, 디약 중 뭐라고 발음해야할지 몰랐는데 이렇게 'DA-YAK'이라고 메뉴판 표지에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표지판에 영어로 안내가 되어있기 때문에 메뉴와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다.



주문한 메뉴 중 하나인 JANITUNU, 가격은 RM25.



여러 특이한 조림과 볶음요리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 이 식당의 가장 유명한 메뉴인 돼지고기 요리와 생선요리 그리고 샐러드로 무슨 풀요리를 주문했다.



여기서 대박은 이곳 '더 다약' 식당에는 말레이시아 다약족의 전통술을 직접 빚어 담금다고 하는데 그 맛이 상당하다고 해서 3종류 모두 주문하려고 했더니, 세번째 메뉴에 나와있는 술은 현재 없다고 해서 첫째, 둘째 다약 전통주만 주문했다. 가격도 샷에 RM15면 상당한 편. 다약족의 전통술은 뚜악(TUAK)이라고 불리는데 쌀로 만든 술이라 우리나라 막걸리와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식당 안쪽 벽면에 전시되어있는 전시품들을 감상했다. 오래되어보이는 사진과 장식품들이 가득하다.



특히 나무로 조각한 장식이나 무기들은 너무 멋져 말레이시아 기념품으로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다약 전통 악기로 보이는 악기로 연주하고 있는 듯한 모습의 사진과 그림. 



안쪽에서 바라본 더 다약(THE DYAK)의 실내모습이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분위기가 고급스러워 보인다. 좋은 손님을 모셔와도 괜찮을 듯한 세련된 느낌이다.



가게 곳곳에 빼곡하게 다약족의 모습과 미술작품들, 그리고 사진들이 전시가 되어있는데 이 흑백사진들은 거의 다 이 식당의 주인의 가족사진이라고 한다.



드디어 말레이시아 사라왁 다약족의 전통주 뚜악(TUAK)이 나왔다. 워낙 독한술이라 한잔만 권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종류별로 2잔은 마셔야 되지 않을까. 맛은 막걸리처럼 걸죽한 느낌이 아닌 백세주와 같은 느낌의 곡주인데 상큼하고 목넘김이 좋아서 정말 내스타일이었다. 거기다가 굉장히 독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



밥과 풀(?)이 먼저 나왔다.



파쿠쿠복(PAKU KUBOK)이라는 요리인데, 어떤 풀인지 몰랐다가 자세히 보니 뉴질랜드에서 본 적이 있는 '펀(FERN) 종류 중에 하나인 Hairy fern이라는 식물이다. 이것도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지 처음알게 되었다. 맛은 정말 낯선 느낌.



하지만 양념과 밥을 함께 섞어 먹으니 먹을만 했다. 하지만 비주얼이 낯설기 때문에 처음 한수저의 거부감이 조금 있다.



다음은 생선요리인데 이름은 잘 모르겠다. 이 집에서 잘나가는 메뉴라고해서 주문한 피쉬요리. 맛은 약간 밍밍한 편인데 뭔가 생선버전 삼계탕 같은 느낌이 든다. 



드디어 나온 the dyak 식당의 하일라이트 메뉴인 'jani tunu'. 자니투누라고 발음하는 건가? 마치 한국의 보쌈요리와 같은 스타일의 돼지고기 차슈(char siew)요리다. 



돼지고기다리살이나 등살 등을 간장과 설탕 등 양념과 함께 조려서 내거나 한번 불에 구워 바베큐 스타일로 나오는 사라왁 쿠칭 다약족의 전통요리. 찍어먹는 소스의 감칠맛이 입맛을 돋군다. 




JANI TUNI를 먹으니 다시 국물과 부드러운 생선이 당긴다. 이 세개 요리의 궁합이 잘 맛는 것 같다. 거기다 전통술 뚜왁 한잔까지.

싱가폴에서 먹었던 보통 요리들과 달리 말레이시아 여행 첫 날부터 이렇게 이색적이고 신선한 요리를 먹으니 이제야 말레이시아에 제대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독한 뚜왁 샷 두잔을 연속으로 비우니 이제 몸이 조금 나른해진다. 다음날 빈툴루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기대된다.




[말레이시아] 자유여행 Day1 #6 다음 포스팅에!